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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리의 두 얼굴: 신축 주상복합과 30년 '밥퍼'의 가파른 평행선
📌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 갈등 요약
- 갈등의 발단: 1988년부터 운영된 밥퍼 인근에 고층 신축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며 원주민(시설)과 새 입주민 간 대립 발생.
- 입주민 불만: 일부 노숙인의 단지 내 음주, 노상방뇨, 고성방가 등으로 인한 주거권 및 위생권 침해 호소.
- 집단행동 확산: 밥퍼 후원 상점에 대한 불매 운동 거론 및 시설 폐쇄 요구 등 갈등이 감정 싸움으로 격화.
- 공공기관 방관: 동대문구청과의 행정소송 여파 및 경찰의 권한 한계로 인해 중재 기능이 사실상 상실된 상태.
Ⅰ. 변화된 지형도와 충돌하는 권리: 30년 복지의 위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의 풍경이 급변하면서, 오랜 시간 소외계층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해온 다일복지재단 '밥퍼'가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과거 낙후되었던 주변 지역에 초고층 신축 주상복합 단지들이 들어서며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었고,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급식 권리와 현대적인 쾌적한 주거 환경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을 지켜온 복지 시설이 한순간에 '혐오 시설'로 치부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도시 재생과 복지 모델에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Ⅱ. 단지 내 무단 침입과 위생 문제: 입주민이 호소하는 고통
신축 단지 입주민들은 단순한 님비(NIMBY) 현상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급식 시간 전후로 몰려드는 수백 명의 인파 중 일부가 아파트 단지 내 벤치에서 술을 마시거나 어린이집 근처에서 노상방뇨를 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내부에서 발견되는 깨진 술병과 오물들은 입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공포와 불편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은 치안 불안을 호소하며, 시설의 폐쇄 혹은 이전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실정입니다.
Ⅲ. 도를 넘은 낙인찍기: 후원 상점 불매 운동의 그림자
문제는 갈등의 양상이 대화를 통한 타협보다는 상대방을 고립시키려는 집단적인 배척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입주민 사이에서는 밥퍼에 식자재를 후원하거나 봉사 활동에 협조하는 인근 상가 점포를 대상으로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랜 기간 남은 빵을 기부하던 한 빵집이 주민들의 압박에 후원을 중단하거나 영업에 차질을 빚는 등, 복지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는 '공존'보다는 '배제'를 선택한 도시 공동체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Ⅳ. 행정의 공백과 법적 공방: 중재자 없는 갈등의 소용돌이
상황이 이토록 악화된 배경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중재 기능 부재가 큽니다. 다일복지재단은 가건물 증축 문제로 동대문구청과 오랜 기간 행정소송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구청과의 협력 관계가 사실상 단절되었습니다. 구청은 법적 절차를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고, 경찰 또한 노상방뇨에 대한 경범죄 처벌 외에는 사유지 내부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공적 영역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주민과 복지 시설 간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Ⅴ.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길거리 배식'을 넘어선 대안
전문가들은 이번 청량리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노숙인 복지 모델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수백 명을 야외에 길게 줄 세우는 길거리 배식 방식은 수혜자의 인권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마찰을 필연적으로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 사례처럼 노숙인들이 품격 있게 식사할 수 있는 실내 식당 확충과 체계적인 거점형 복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먼저 자리 잡은 시설의 역사성과 나중에 들어온 주거지의 환경권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예산 투입과 사회적 합의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