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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과 정치적 역설: 오송 참사 추모 사업을 둘러싼 유가족과 정치권의 논란
한 차례 비극적인 참사를 겪은 오송의 땅 위에서, 다시 한 번 정치적 갈등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희생자들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성역(聖域)이 되어야 할 추모 사업이 정치적 공방의 한복판에 놓인 것이다. 최근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오송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적 추모사업을 건의하면서 유가족과 생존자 협의회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는 하루 전 의장이 직접 유가족들에게 약속했던 내용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충격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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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만에 뒤집힌 약속, 유가족의 격렬한 규탄
오송 참사 유가족·생존자 협의회는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의 행보에 대해 강력한 성명을 발표하며 "유족과의 약속을 무시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협의회의 주장에 따르면, 이 의장은 불과 하루 전인 22일 유가족들과의 면담에서 "의회가 유족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는 오송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형물 설치비 예산이 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이후 유가족들의 강한 항의가 이어지자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몸짓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 이 의장이 돌연 충북도의 책임이 아닌 범국민적 추모사업을 제안함으로써 유가족들은 크나큰 실망감을 느꼈다. 그들은 이러한 행태가 "도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결정"이라고 맹비난하며 정치적 책임을 촉구했다.
💰 추모 조형물 예산 전액 삭감의 진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오송 참사 추모 조형물 설치비 5천만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시작되었다. 언뜻 보면 의회가 추모 자체를 반대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위원회 측의 설명은 다소 달랐다. 그들은 조형물 설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추모 조형물의 위치와 형태 등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공공 사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행정적 절차의 일환이었지만, 이러한 행정적 논리가 희생자를 기리고자 하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 오해인가, 책임 회피인가: 이양섭 의장의 해명
이양섭 의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제안이 유가족들에게 오해를 샀다며, 충북도의 자체적 추모 노력은 변함없이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이미 중앙정부 차원의 오송 참사 피해지원단이 출범한 만큼, 추모 사업도 국가적 차원에서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이 해명은 논란의 본질을 흐리려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실제로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을 덜고 국가적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는 옹호론이 공존하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었다.
🇰🇷 국가적 추모 사업 추진의 의미와 논란
오송 참사를 국가적 추모 사업으로 승격하자는 제안은 표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사건이 충청북도만의 비극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국가적 차원의 재발 방지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관점에서는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의 부실한 대응과 미흡한 행정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책임을 중앙정부로 전가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음을 나누고 함께 추모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의장의 제안은 진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 정치적 책임과 행정적 절차의 갈등
이번 사건은 정치인들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정서적 책임감과 실제 행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절차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을 드러낸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조형물 예산을 삭감하며 공론화 과정을 거론했는데, 이는 예산 집행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극히 합리적인 행정적 논리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의 측면에서 이러한 행정적 논리는 냉정하고 무심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이 의장은 이러한 갈등 속에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약속을 했지만, 결국 정치적 계산 속에서 다른 선택지를 내놓음으로써 더 큰 불신을 초래했다. 이는 정치적 언어와 정서적 공감대가 서로 엇갈릴 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 결론: 진정한 추모는 어떻게 가능한가
오송 참사 추모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가 비극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진정한 추모는 단순히 조형물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는 행정적 과정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희생자의 고통을 경감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들과 소통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 의장이 제안한 국가적 추모 사업이 비록 긍정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깊이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정치적 편의나 행정적 효율성을 넘어, 인간적인 공감과 소통이 기본이 될 때 비로소 참사를 진정으로 추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