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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디지털 페어런팅 격차: 부모의 학력·소득에 따른 자녀 디지털 양육 환경의 질적 차이 분석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 지도에 대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그 지도 실천율에 현격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초중고생 학부모 9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된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양육 불평등 문제를 시사하며 맞춤형 교육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I. 디지털 페어런팅의 현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의 심화
학부모들이 자녀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 기기 사용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학부모 10명 중 4명에 달하는 40.5%가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 지도가 스트레스가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스트레스가 아니라는 응답은 22.8%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지도가 ‘너무 벅차다’고 답한 비율도 34.6%로 높게 나타나, 많은 부모가 지도 자체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39.9%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관해 부모가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백하여,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한 부모 역할의 혼란이 만연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디지털 페어런팅이 더 이상 개인적인 양육의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사회적 지원이 필수적임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II. 인식과 실천의 괴리: 교육 지원의 절실함
학부모들은 디지털 페어런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9.5%가 자녀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기기 사용을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부모의 비율은 61.6%에 그쳐, 인식과 실제 행동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괴리는 부모 대상 교육 지원의 절실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응답자의 압도적인 다수(88.2%)가 ‘부모 대상 디지털 페어런팅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하며,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였습니다. 부모들은 막연한 지도 의무감을 느끼면서도 구체적인 개입 방법론을 알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으며, 공교육 및 사회 기관 차원의 실질적인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III. 디지털 페어런팅의 사회경제적 격차 심화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디지털 페어런팅의 실천율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지도하는 비율은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서도 농어촌이나 중소도시에 사는 학부모보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이 더 많이 자녀를 지도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격차에 대해 "단순한 정보 접근의 불평등을 넘어, 자녀를 둘러싼 디지털 양육 환경의 질적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소득이나 학력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는 디지털 활용 역량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대한 건강한 통제 및 교육 역량도 함께 전수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자녀가 디지털 기기에 무방비로 노출되거나 과다 의존에 빠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디지털 영역까지 확대시키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IV. 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 제언
디지털 페어런팅 격차가 자녀의 디지털 리터러시 및 학습 환경의 질적 차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정책적 지원의 확장을 제언했습니다. 재단은 "부모 대상 디지털 페어런팅 교육은 지역과 계층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정책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일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 농어촌 지역 부모들의 낮은 접근성을 해소하고 상대적으로 소득 및 학력이 낮은 계층의 부모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오프라인 교육 방식을 다양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모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수준과 교육 역량을 고려한 수준별, 맞춤형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공평한 양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개입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