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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수호의 책무와 가담의 무게: 한덕수 전 총리 2심 징역 15년 선고의 함의
2026년 5월 7일, 서울고법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23년보다 감형된 수치이나,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주요 혐의를 유죄로 유지했다. 감형 사유로는 50여 년간의 공직 헌신과 적극적 주도 여부가 불분명한 점이 꼽혔다. 재판부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위법한 권한 행사를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저버린 점을 강력히 질타했다.
1. 징역 15년의 선고: 1심의 중형과 2심의 양형 조절
대한민국 헌정사를 뒤흔든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는 1심이 선고했던 징역 23년이라는 이례적인 중형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으로 형량을 조정했습니다. 비록 형량이 줄어들었으나, 이는 여전히 공직자로서 범한 내란 가담 행위의 위중함을 사법부가 엄격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단순히 명령을 이행한 수준을 넘어, 위헌적 계엄 선포의 절차적 외관을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조력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며 사법적 단죄의 칼날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2. 유죄로 인정된 내란 행위: 절차적 정당성 조작의 죄책
이번 재판의 핵심은 한 전 총리가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하고 국무위원들에게 서명을 독려한 행위를 명백한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실질적 심의가 없는 계엄을 합법적인 절차인 것처럼 꾸미기 위한 기망적 행위였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상민 전 장관과 기관 봉쇄 및 언론 통제를 논의한 점, 사후에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하고 기존 문서를 폐기한 증거 인멸성 범행 역시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의 위증 혐의까지 성립됨으로써, 그의 행적은 헌법 수호가 아닌 권력 옹호에 치우쳐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3. 헌법적 책무의 방기: 제2인자로서의 견제 의무 실종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통해 한 전 총리의 지위가 갖는 막중한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행정부의 이인자로서,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때 이를 가장 먼저 통제하고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1970년대와 80년대의 위법한 비상계엄 상황을 직접 목격하며 그 참혹함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위헌적 조치에 가담한 점을 매섭게 꾸짖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복적인 진술과 책임 회피적 태도는 국민과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의 법정 진술과 배치되는 모순된 행태로 지적되었습니다.
4. 50년 공직 공로의 반영: 감형의 배경과 사법부의 고뇌
1심에 비해 형량이 8년이나 줄어든 배경에는 고인이 평생을 바친 공직 생활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50여 년간 경제 관료와 행정 전문가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습니다. 또한, 그가 내란을 사전에 조직적으로 기획하거나 주도한 핵심 그룹에 속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가 통과된 직후 신속히 국무회의를 주재하여 사태를 6시간 만에 매듭지은 점 등이 감형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는 법이 가질 수 있는 냉혹한 심판과 인간적인 참작 사이에서 사법부가 내린 고뇌의 산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5. 상고대로 이어지는 법적 쟁점: 남겨진 역사의 평가
선고 직후 특검팀은 판결의 의미를 긍정하면서도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피고인 측은 사실관계와 법리 오해를 주장하며 즉각적인 상고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적인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총리의 사례는 고위 공직자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취해야 할 행동 규범이 무엇인지에 대한 처절한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개인의 공로가 내란이라는 거악을 완전히 덮을 수 있는지, 아니면 그 책임의 엄중함이 우선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과 역사의 기록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행정부의 2인자였던 한덕수 전 총리의 징역 15년 선고는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50년의 공적이 결코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사법부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국무총리라는 지위가 주는 무게만큼, 잘못된 권력에 침묵하거나 동조한 대가는 역사의 심판 앞에 처절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번 판결이 향후 모든 공직자에게 헌법적 양심을 지키는 등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