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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공간의 해체인가 새로운 도약인가: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 주상복합 전환과 지역 사회의 과제
울산 동구 지역의 유일한 상업·문화 거점인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 부지가 총 75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형태 민간임대주택으로 재개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주민 공청회와 공식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정주 여건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현대백화점 측은 단순 폐점이 아닌 주거와 상업이 결합한 복합 재개발이며, 저층부 상업시설은 현대백화점이 '마스터리스' 형태로 직접 운영하여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1. 49년 역사적 거점의 격변: 현대쇼핑센터에서 주상복합 임대주택으로의 전환
울산광역시 동구 주민들의 삶과 궤를 같이하며 지역을 상징해 온 중추적 상업 시설이 거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1977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사원들의 복지를 위한 현대쇼핑센터로 첫발을 내디뎠던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는 국내 첫 현대백화점 점포라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오랜 세월 동안 조선소 노동자들과 그 가족, 그리고 동구 주민들의 일상적 소비와 문화생활을 책임지며 민생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인구 유출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고, 급기야 지난해 6월에는 울산점의 분점 형태로 지위가 격하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러한 침체 속에서 최근 현대백화점 컨소시엄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관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제안사업' 공모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가시화되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정들었던 백화점 건물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총 750가구 규모의 민간임대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이는 반세기 가까이 동구를 지켜온 거점 공간의 성격이 완전히 재편됨을 의미한다.
2. 박탈감과 정주 여건 악화 우려: "동구에도 있을 건 다 있다"던 자부심의 붕괴
백화점 부지의 아파트 개발 소식을 접한 울산 동구 주민들의 반응은 당혹감과 허탈감으로 요약된다. 동구는 지리적으로 울산 중심부와 다소 고립되어 있어, 대형 편의시설의 유무가 주민들의 삶의 질과 자부심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주민들은 이번 재개발이 가뜩이나 심각한 울산 내 구·군 간의 인프라 격차와 지역 소외감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장기 거주 주민들은 과거 화려했던 백화점 주변 상권을 회상하며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타 지역처럼 대형 공원이나 세련된 문화시설이 부족한 동구에서, 현대백화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친구를 만나고 문화강좌를 듣는 유일한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가릴 것 없이 "지역 유일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마저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백화점까지 사라진다면, 일상적인 장보기나 여가 생활을 위해 먼 타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하는 극심한 정주 여건 악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3. 정치권의 긴급 소집 요구: 민주당 동구지역위의 공식 논의기구 및 공청회 촉구
지역 주민들의 불안 여론이 확산하자 지역 정치권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형 대기업 컨소시엄에 의해 주도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법적·행정적 당위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울산동구지역위원회는 동구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정부와 기업을 향해 상생 대책 마련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지역위 관계자들은 "동구 현대백화점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주역들과 주민들이 지쳤을 때 찾던 영혼의 쉼터"라고 규정하며, 독단적인 개발 방식을 규탄했다. 이들은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밀실 행정을 중단하고, 동구청과 주민,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공식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사업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주민 공청회 시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라고 동구청과 현대백화점 측에 강력히 주문했다.
4. 현대백화점의 해명과 대안: 폐점이 아닌 복합 재개발, '마스터리스' 직접 운영 카드
재개발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반발과 우려가 증폭되자, 현대백화점 측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백화점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동구점의 완전한 폐점'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시대적 흐름과 매출 구조에 맞춘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 측이 제시한 청사진은 주거와 상업, 문화 시설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선진국형 복합 재개발 모델이다. 상층부에 들어설 주거 부문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양질의 임대아파트로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화·상업 인프라 소멸을 막기 위해, 신축 건물 저층부의 대규모 상업시설은 현대백화점이 전 공간을 장기 임차해 통째로 책임 운영하는 '마스터리스(Master Lease)'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한층 더 현대화된 상권 활성화와 생활 인프라 확충을 이루어내어 지역 사회와 윈윈(Win-Win)하겠다는 전략이다.
5. 갈등 봉합을 위한 마일스톤: 신뢰 구축과 투명한 상생 협약의 제도적 정착
대기업의 복합 개발 청사진과 주민들의 현실적 불안감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번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 부지 재개발 사업이 성공적인 마일스톤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행정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의 구두 약속만으로는 정주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울산 동구청은 정치권과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청회를 조속히 개최하여 현대백화점 측의 구체적인 '저층부 상업시설 직접 운영 계획'과 '문화 공간 확보 방안'을 공론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기업 측의 계획 변경이나 상업시설 축소 먹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저층부 백화점 운영 보장 및 지역민 우선 채용 등을 골자로 하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상생 협약(MOU)을 체결해야 한다. 49년간 동구의 심장이었던 공간이 주민들의 축복 속에서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지, 아니면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한 난개발 잔혹사로 남을지는 향후 전개될 민관 협의의 투명성에 달려 있다.
국내 최초의 현대백화점 점포이자 무려 49년 동안 울산 동구 주민들의 애환을 함께해 온 현대백화점 동구점이 아파트 단지로 변모할 수 있다는 소식은, 현지 주민들에게 단순한 쇼핑몰 실종을 넘어 자신들의 삶의 궤적이 통째로 지워지는 듯한 거대한 정신적 박탈감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울산의 타 구에 비해 문화적·지리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동구 주민들에게 이 백화점은 "우리 동네에도 대기업 백화점이 있다"는 최소한의 자부심이자 무너질 수 없는 보루였습니다. 주민들이 정주 여건 악화를 걱정하며 즉각 반발하고 정치권이 공청회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생존권적 저항입니다.
다행히 현대백화점 측이 전면 폐점이 아니라 저층부를 '마스터리스' 형태로 직접 책임 운영하는 복합 재개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기업의 이윤 논리를 수없이 목격해 온 주민들의 불신을 지우기엔 아직 역부족입니다. 말이 좋아 복합 개발이지,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문화센터나 핵심 매장을 축소하고 무늬만 상가인 주상복합으로 전락한 선례가 전국에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울산 동구청과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대기업의 자율적 경영 활동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식 논의기구를 통해 현대백화점의 직접 운영 확약과 구체적인 문화 인프라 조성 계획을 법적 서류로 대외에 공증받아야 합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이 주민들의 인프라 독점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도시 재생 상생 모델'이 정착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